연극과 뮤지컬

연극_ 나와 할아버지

쇼코&베로 2021. 3. 20. 10:11


괜찮은 공연이라는 입소문만 들었던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볼수있게 되었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민준호연출가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소박함 속에 들어있는 짙은 감동의 연극]이라는 소개문구가 딱 어울리는 극이었다.


어찌 보면 정말 평범한 모습들이다.
만나기만 하면 와다다 퍼부으며 다투는 노부부의 모습, 끝없이 잔소리하는 어른들이지만 자신이 불리할 때면 나오는 귀여운 본능. 마음한구석에 봉해놓은 찾고 싶은 그리운 사람 하나와 같은 단어에도 보이는 이중적 잣대들...
진짜 평범한 모습들이기에 웃음이 나왔고 뭉클해졌다.
그래서 정말 수필같다고 느껴지는 연극이었다.
극이 시작되기 전 흐르던
조용필의 <걷고 싶다>와 루시드 폴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도 좋았고 극 중 흘러나온 음악들 역시 2008년 즈음 내가 들었던 음악들이라 더욱 몰입할수 있었다.

화려한 조명과 무대장치 없어도 배우들의 치열한 연습의 결과 나왔을 타이밍과 동선으로 무대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함께 본 지인은 이기적인 원인으로 할아버지와 동행한거라 했지만 내가 본 극중 화자(준희)는 선한 사람이었다. 원인은 이기적이었을지는 몰라도 극이 진행되는 도중 그려지는 그의 행동과 생각은 선한 사람이기에 나올 수 있는 행동과 생각의 결과들이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미션없이 90분 진행되는 극의 말미.. 많은 수의 관객들의 눈물훔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 역시 명절 날, 와인 한두 잔 나눠 마시며 예전 이야기를 하던 우리 아빠가 생각나서 뭉클해졌다.

전반적으로 담백한 느낌의 좋은 연극이었다.
함께 본 지인의 표현대로 덤덤히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할아버지역의 오용배우님과 다양한 역을 감초처럼 잘 해준 정선아 배우님 두 분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뮤지컬계뿐만 아니라 연극계에도 정선아란 이름의 배우는 믿보배이구나 싶다.


특히 오용 배우님..오용 배우님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극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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