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_이웃집에 신이 산다
쇼펜하우어는 창조주 신이 있다면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악마일 것이라 얘기했다.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브뤼셀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는 쇼펜하우어가 이야기한 신이 등장한다.


여신인 아내와 어린 딸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가장의 모습을 가진 신(하나님, God)은 지루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다.


신의 딸 에아에겐 집나간 오빠가 있다.
우리가 아는 그 예수이다.
아버지의 폭력에 지친 에아는 오빠 예수의 도움으로 세탁기를 통해 탈출한다.
자신만의 사도를 만들겠다는 에아에게 예수는 자신은 아버지의 코치로 아이스하키팀 인원인 12사도를 만들었는데
에아는 엄마가 좋아하는 야구팀 인원인 18명을 맞추기 위해 6명의 사도를 만들라고 코치해준다.
그들의 아버지인 하나님은 컴퓨터 없으면 별볼일없는 존재라는 예수의 조언에 따라 에아는 아버지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사망날짜를 알리는 문자를 보내고 컴퓨터를 날려버린 후 가출에 성공한다.








자신이 언제 죽을지 알게 된 후.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60 여년 남은 젊은이는 확인하고자 고층 건물에서 띄어내리지만 엄한 사람이 죽어버리고,
장애를 가진 아들은 40 여년 살아야 하고 자신은 10개월뒤에 죽는다는 걸 알게 된 엄마는 아들을 죽이고자 하지만 실패한다.
전 세계에서 교전이 중단되고
사람들은 남은 생애동안 도전할 일을 새로 찾는다.

세상에 처음 나온 에아는 빅토르를 만나 함께 다닌다.
빅토르는 글을 쓰지 못하는 에아대신 새 성서를 쓰게 된다.
에아에겐 독특한 능력이 있는데
사람의 가슴에 기대면 그 사람만의 음악을 알 수 있게 된다.
첫 사도인 오렐리에겐 헨델의 "울게하소서"
두번째 사도인 장클로드에겐 라모의 "새들이 부르는 소리"가 각자의 음악임을 알려준다.
어린 시절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오렐리는 울게 하소서의 소리에 맞추어 자신의 손을 받아들이고 업무와 시간표라는 얄량함에 맞추어 살던 장 클로드는 새들을 따라 북극까지 도달한다.

성도착자인 마르크, 살인자인 프랑수와, 부유하지만 외로운 마르틴이 차례로 사도가 된다.
에아가 차근차근 18이란 숫자를 채워나가는 동안 아버지 하느님은 에아를 잡고자 세상으로 내려왔지만,자기중심적이며 괴팍하고 안하무인적인 성격으로 온갖 수모를 겪는다.
그리고 에아의 집에 걸린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 인물은 점점 늘어간다.


마지막 사도는 살 날이 일주일 남은 병약한 소년 윌리.
자신의 시간이 일주일 남은 것을 알게된 윌리는 여자가 되고 싶어하고 바다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한다.



윌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에아의 사도들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바다로 향한다.

괴팍한 신은 브뤼셀에서 추방당하고 지구는 새롭게 리셋된다.
새로운 신약 성서가 등장해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수명은 다시 새로워졌다.




풍성하고 개연성있는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참으로 좋다.
코미디 장르답게 웃음 유발 포인트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유머코드가 참 좋았다.
특히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며 거울 속의 나를 안아주는 장면은 뭉클해지기도 했다.

오빠인 예수의 12사도는 고난과 핍박속에서 삶을 보내는데 비해 에아의 사도들은 새로운 사랑과 희망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자신이 만든 고약한 법칙들로 인해 스스로 고통받는 아버지 하나님의 모습은 묘한 즐거움을 주었다. 새로 베스트셀러가 된 신약성서의 내부모습도 재밌었다.
무엇보다 내가 언제 죽을지 알게된다면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일 내게 남은 시간을 알게 된다면 아무쪼록 일상을 지켜 나가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반 기독교정서이라거나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을 위해만들어진 영화도 아니고 페미니즘으로 읽힐 영화도 아니다.
재밌고 기발하고 사람을 위로하는 즐거운 영화다.
즐거움과 위로를 주는 풍부한 상상력과 따뜻함을 지닌 아름다운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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