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뮤지컬

뮤지컬_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쇼코&베로 2021. 8. 26. 01:21


소극장까지는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대학로 뮤지컬.
핑크톤의 포스터.
그리고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라는 제목..
달짝오글한 감성의 소규모 뮤지컬일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더 살피지도 않고 관심을 꺼버린 작품이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라는 작품이었다.


우연히 이 공연에 이영미 배우님이 출연하신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영미 배우님이 선택하셨다면 괜찮은 작품일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 고민없이 작품을 보기로 하고 그제서야 시놉시스를 읽었다.

독거노인인 엠마를 도와주기 위한 데이케어 로봇의 등장 이라는 큰 줄기가 더욱 흥미를 끌었고 그 뒤에 찾아본 다른 리뷰들도 호평 일색이라 기대감에 부풀어 공연장에 도착했다.

오늘의 캐스팅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연장에 소박하게 마련된 포토존이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다시 포토존을 보게 될 때 살짝, 울컥해지기도 했음을 미리 고백한다.

(혼공으로 봐서 객석에 일찌감치 들어가 앉아있을때 찍은 무대사진...나중에 알았는데 사실 찍으면 안되는 거였다. 직원분들께 사과드린다 ㅜㅜ)



멀지 않은 미래의 어느 날..
더 이상 이상 기후로 6월에 눈이 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으며 인구 감소의 영향인지 마을 자체를 없애기 위해 데이케어 센터라는 곳으로의 입소안내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쉼없이 나오는 쇠락한 마을에 엠마라는 노파가 살고 있다.
그리고 엠마의 집에 매일 초인종을 눌러 엄마의 편지를 심부름하는 버나드가 있다.


마을을 소개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 마을 소개 720시간을 남겨둔 시점에 데이케어 로봇이 엠마에게 보내진다. 왜곡과 아집 속에 기억을 꾹꾹 눌러놓았던 엠마는 로봇의 영향으로 기억이 되살아나고 고통과 치유와 화해의 시간을 겪는다.

로봇에게 해놓았던 설정에 얽힌 이야기와, 엠마의 행복했던 시절들을 풀어놓을 때 ..그 행복과 다르게 처연한 슬픔이 밀려왔다.

과거 회상신을 보여주는 정가희 배우님과 최호승 배우님의 연기와 노래, 김바다배우님의 깔끔하면서 힘있는 노래 모두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큰 변화 없는 무대이지만 일층과 이층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적절한 화면들로 무대는 풍성했다.

무엇보다 나로 하여금 이 작품을 보도록 만든 뮤지컬 배우 이영미 님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

노인역이기에 평소 내뿜던 성량의 절반정도의 소리로 노래하는데도. 이영미배우님이 내뿜는 광기, 슬픔, 고통이 절절히 느껴졌다.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시절, 1대 이츠학이던 그녀의 팬카페에 가입했던 나에게는 여전히 이츠학이면서, 동시에 슬픔과 아집과 배려와 자비를 모두 갖춘 할머니가 될 수 있는 배우의 팬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보는 중간중간 때로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떠오르기도 하고 '호프'가 떠오르기도 했던 이 작품은 21만시간 동안 사실은 마음아팠던 버나드에게까지 위로를 준다.

감정을 제대로 건드린 작품들은 커튼콜 시간에 박수 치는 동안 감정이 올라와 주책맞게 눈물이 나게 한다.
펀홈이 그랬고, 호프, 포미니츠가 그러했었고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의 커튼콜 박수를 보낼때도 그랬다.
엠마가 딸 미아를   부를  때부터 울컥울컥 하던 마음은 커튼콜때 눈물이 마구 흐르도록 했다.

얼마 뒤가 막공인 작품인데 너무 늦게 알아서 아쉽고,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싶다.


(기획사에서 티켓을 제공받아 무료관람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땡큐베리스트로베리 #뮤지컬 #서경대_공연예술센터
#이영미_엠마 #김바다_로봇
#정가희_여자 #최호승_버나드&남자
#ost사고싶어요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