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추포열(1959,1963)- 마르부르크병(1967) - 라사열(1969)-에볼라(1976) - 에이즈 (1981,1986 ) - 헨드라 (1994 )- 조류독감 (1997) - 니파 (1998) - 웨스트나일 (1999)- 사스 (2003) - 돼지독감 (2009) - 메르스 (2016)
그리고 현재의 코로나 19까지...
언젠가부터 인류를 괴롭히며 찾아오는 질병들이다..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바이러스나 전염병의 집단발병(outbreak)과 세계적대유행(pandemic)에 대한 관심들이 많아지고 거기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듯 하다....나 역시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된 책이 이 책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아이콘이라는 데이비드 콰먼이 2013년에 쓰고, 우리 나라에는 2017년에 번역되어 나온 이 책은 9개의 장 11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6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두께를 자랑한다.. 사진 한 장 , 그래프하나 없이 온전히 데이비드 콰먼의 글로만 채워져 있다..
만만치않은 두께와 주제의 책이지만, 지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콰먼의 글은 집중도있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게 해준다.
말그대로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넘어온 각종 전염병들에 대한 설명이 쓰여있는 책이다..
인간자체가 새로 출현한 동물종이기에 우리가 앓는 대부분의 감염병들이 다른 동물, 즉 훨씬 오래된 숙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가정하는 것이 논리적이라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물론 인간이 소멸시킨 병원균도 있다..그러나 그 병원균들은
인류에게만 침범하는 병원체들이라 백신의 힘으로 몰아낼수 있었다..천연두나 소아마비는 이제 정복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인수공통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들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몸에 숨어있기에 근절시킬수 없는 병들이 바로 인수 공통 감염병이라는 것이다.


1장과 6장은 우리에겐 조금 낯선 헨드라와 헤르페스라는 병을 소개하며 신종 전염병의 등장에 의학자, 생태학자, 과학자들이 어떻게 병원균의 종류와 기원숙주, 매개숙주를 찾아내는지 그 노력의 과정들을 보여준다..
2장은 에볼라바이러스의 이야기이다..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들이 모두 죽어가는 장면은 카뮈의 페스트에서 쥐들이 전부 죽는 장면과 묘하게 겹쳐졌다..
말라리아와 사스를 설명하는 곳이 3장과 4장이다..
2003년 발생한 사스( 중증 급성 호흡 증후군)의 경우, 병원체의 종류를 감도 잡지 못해서 병명에 증후군이 들어갔다고 한다. 홍콩을 비롯한 국제적 연구진들의 협력으로 병원체를 겨우 찾아냈는데 요즘 자주 이야기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CoV)이다...그후 사스의 정확한 병명은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로 명명되었다..
정확한 병명을 붙이기 힘들만큼 인간에게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발견은 사스가 처음이었다는 것이다...그리고 현재는 코로나 19로 명칭되었다..그 말은 코로나 23 이라던가 코로나 31처럼 신종 전염병이 계속 생길수 있다는 의미이다...
4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지만 "야생의 맛을 추구하는 시대"라는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호경기로 인해 과시적 소비경향과 미신적 믿음으로 야생동물을 먹으려는 요구가 야생동물 시장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야생동물 시장을 이 책에선 이렇게 설명한다.
P233/ 시장은 동물의 질병이 숙주사이를 뛰어넘고 인간에게도 전파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사스에 대해 많은 논문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P258/ 인류가 정말 운좋게 잘 빠져나온 사건...
야생동물시장과 더불어 이 책은 현재의 축산산업의 형태에 대해서도 경고한다...높은 생산성을 위한 고밀집형 낙농법이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질병의 탄생을 높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5장은 항생제의 시대에도 위력을 떨치는 세균에 의한 인수공통 감염병을 이야기한다..진드기에 의한 병들이 대표적이다.
8장을 통해 에이즈의 기원숙주가 붉은 털 원숭이가 아닌 침팬지였음을 알게 되었다..
6장은 바이러스이고 7장은 박쥐에 대한 이야기이다..
항생제의 시대에도 여전히 위력을 떨치는 세균도 있지만 새로운 감염원들은 바이러스가 될 확률이 높다고 콰먼은 설명한다..
P380 / 바이러스도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논의와 무관하게 바이러스 또한 수많은 생물들과 전혀 다를 바 없이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바이러스는 현 교육과정에서 고2 생명과학1 이란 과목에서 배운다..세균보다 크기는 작아 전자현미경에서만 관찰되며, 핵산(DNA,RNA 중 하나)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음. 살아있는 생명체의 몸 내부에서만 증식가능함. 이라고 배우고 끝낸다..이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건 항바이러스제이다..(그러니 독감걸렸을때 항생제 달라고 하지말자..제발)
문제는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매우 잘 일으킨다는 점이다..모든 바이러스가 잘 일으키는건 아니고 RNA바이러스만 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독감. 에이즈, 코로나 등이 전부 RNA바이러스들이다..돌연변이율이 높기에 RNA바이러스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보다 빨리 진화되고 있다..
수많은 돌연변이와 빠른 진화 속도로 새로운 숙주(인간)에게 적응하는데 딱 맞는 조합을 발견하는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는 것이다..이 과정은 신의 뜻이 아니라 무작위성임을 콰먼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P430/ 우리는 신종 질병이라는 현상을 낭만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호모 사피엔스를 공격한다는 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수업할 때나 토론할 때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진화는 방향도, 목적도 없다..오로지 생존을 위해 진행될 뿐이다..바이러스를 일으키는 마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흥미로운 질문꺼리는 아마도 왜 그토록 많은 신종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발견되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아직은 정확한 답은 없지만 유추해볼 사실들은 있다..
일단 박쥐 (익수목, 익수류)의 개체수가 많다...알려진 포유동물의 25%가 익수류이다..다양한 박쥐들은 개체끼리 밀접한 접촉을 하며 살고있다...멕시코 자유꼬리박쥐는 30cm×30cm인 공간에 300 마리가 모여산다..이런 밀도에선 반드시 침으로만 전염되는 치사율 100%인 광견병 바이러스도 공기전파가 가능할 정도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쥐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에서 존재했기에 수많은 바이러스들과 장구한 세월에 걸쳐 관계를 맺어왔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박쥐들의 행동반경은 3차원이다...
마지막 9장은 독감을 이야기하는데 소 제목은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이다..아마 이 소제목이 콰먼이 말하고 싶은 주제일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동물종이므로 우리의 질병 또한 새로운 것들이다. 우리는 다른 동물로부터 질병을 빌려왔다. (P205)
그리고 질병들이 번갈아 계속 찾아오는 현상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초래한 생태학적 압력과 혼란때문에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과 접촉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도 많아졌으며, 동시에 인간의 기술과 행동때문에 병원체가 유례없이 넓고
빠르게 퍼진다는 설명한다. (P51)
앞으로도 틀림없이 계속 신종전염병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그때마다 혼란과 혐오와 두려움을 겪으며 일상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물론 인류의 활동이 대재앙을 초래할 만큼 자연생태계를 붕괴시켰고 바이러스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지만 우리는 생태수학적 지식으로 대비는 할 수 있다..
대유행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감염에 취약한 숙주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 인구집단 크기를 임계집단 크기라 부르는데 그 크기가 작을 경우 감염병의 쇠퇴가 쉬워진다는 거다..즉 백신접종과 개인위생이 중요하며 건강하고 다양한 생태계를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P324/ 건강하고 다양한 생태계보다 파괴되고 분열된 생태계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이 종간장벽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의 목적은 분명하다.
P647 / 인수공통감염병을 근절할 수 없을 거라는 근거를 자세히 말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리거나 우울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오싹한 공포를 자아내려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사람들을 근심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을 보다 똑똑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P650 /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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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은_우리에게_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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