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에서 만들어진 공포 영화 [악이 도사리고 있을때]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시사회등을 갈 때는 최대한 정보없이 가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영화도 아르헨티나에서 2023년에 만들어진 공포물이라는 것만 알고 극장에 들어갔다.
벌건 대낮에 관람하긴 하지만 공포영화라고 해서 약간의 겁먹음을 가지고 있었다.
질질 짜거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로맨스보다는 피칠갑되어있는 시체가 등장하는 영화들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공포영화 특유의 갑툭튀는 언제나 적응되지 않아서다.
그래도 포스터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이 보고싶어지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러 가는 길...
새삼스럽게 찬찬히 포스터를 바라보니 도끼날이 상대를 향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뭐지? 히는 생각을 하면서 극장에 들어섰다.
[ 스포가 있습니다]

황량한 아르헨티나의 어느 농가.
페드로 형제는 총소리를 듣고는 개들과 함께 소리의 원인을 찾아나서고 절반만 남은 남자를 발견한다.
죽은 남자의 짐 속에서 마리아의 집에 찾아가던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형제는 마리아의 집에 간다.
마리아는 악령에 씌여있기 때문에 고름으로 가득 차서 누워있는 아들 우리엘을 죽여달라면서 목사님에게 사람을 보내달라 간청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보여진 우리엘의 모습은 처참함 그 자체다.
형제는 지주인 루이스를 찾아가고 루이스는 총으로 우리엘을 쏘려 하지만 총을 쏘면 안 된다는 주변의 만류로 멈춘다.
우리엘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버리고 온 루이스와 페드로 형제는 애써 위안을 삼으려 했지만 우리엘이 집을 벗어나면서 악령은 마을에 들어와버렸다.
그리고 마을은 악령에 잠식되어 버리고 페드로는 처음 악령이 깃든 우리엘을 찾아서 처단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아르헨티나 문화를 잘 모르고 봤음에도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오래된 풍습과 금기들을 알 수 있게 된다.
전등을 켜 놓지 말라거나, 동물을 가까이 하지 말고 동물을 총으로 쏘면 안 된다는 등등의 것들이다.
영화에서 도끼는 악령이 좋아하는 도구로 보이고, 악령은 순간순간 반려견에서 아이로 염소로 이동한다.
염소가 가진 악마의 이미지를 지금까지 봐온 영화들 중 이 영화만큼 잘 묘사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이 영화는 물론 중간중간 상당히 수위높게 잔혹한 장면들이 보이긴 하지만 갑툭튀등의 연출은 없다.
긴장을 늦출 수없는 분위기와 묘사를 통해 신선하고 잘 만들어진 오컬트 호러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영화가 왜 시체스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고 제라르메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관객상과 비평가상을 받았는지 충분히 납득되었다.
영화에서 가장 섬뜩했던 것은 너무나 해맑은 아이들이 악마의 조력자라는 점이다.
페드로가 아니라 누구더라도 하얀 얼굴의 말간 눈을 가진 소녀가 울먹이며 하는 이야기를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문화에서는 악마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악마를 좋아한다고 영화는 말해준다.
악마가 아이의 모습으로 사람들 속을 배회하면 누군들 의심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이 섬뜩했고 시리즈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최소한 이 영화의 2편은 만들어지면 좋겠다.
간만에 오롯하게 집중하며 본 오컬트 호러영화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였다.
https://youtu.be/Y-1nhf9Y0Y4?si=sdvNEcZ9StQ7qq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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