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영화_화양연화

by 쇼코&베로 2022. 3. 12.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가끔 인생책, 인생영화 등등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왜 묻지 싶으면서도 반사적으로 대답해버리고 끝낸다.
그때마다 항상 내 인생영화라고 대답하는 작품이 화양연화였다.



그루브감 물씬 풍기는 지구반대편의 음악 속에서 차파오를 입고 보온병을 들고 걷는 아름답지만 쓸쓸해보이던 장만옥의 모습.
호텔의 2046호를 걸어갈때 펄럭이던 장만옥의 레드코트에 숨이 멎은 채 화면에 몰입당하던 기억이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있다.

영화 전체의 색감과 모든 장면들의 미장센과 멋들어지게 어울리는 음악..그리고 양조위와 장만옥..참으로 매혹적인 영화가 화양연화.다.

2000년도에 봤던 화양연화가 몇번 리마스터링 되어서 재개봉되었더랬다. 시간이 안 맞기도 했지만 예전의 그 느낌에 혹시라도 균열이 생길까 두려워 재관람을 피했다.

그러던 중 패왕별희를 보며 다시 한번 감동을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화양연화를 다시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022년 초봄에 재개봉한 화양연화
이번에는 놓치고 싶지 않아서 조금은 무리를 해서 극장에 갔다.


다시 본 화양연화는...
여전히 영화 전체에 걸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차파오를 입고 지구 반대편 음악속에서 국수를 사러가는 장만옥은 아름답고 쓸쓸했다.
젊은 양조위의 눈빛은 애잔하며 슬펐고
나를 숨막히게 했던 레드 코트는 역시나 매혹적이었다.
저런 장면이, 저런 대사가...무엇보다 저런 눈빛을 다시 볼 수 있음이 무척이나 좋았다.

20년이 지나 다시 봐도 이 영화의 색감에는 유혹당할 수 밖에 없었다.
튀지않는 스토리라인에 많지않은 등장인물을 가지고 이런 영화를 탄생시킨 왕가위감독에게 다시 한번 감탄했다.


흔한 키스신 하나 없어도 에로틱해질 수 있는 두 남녀는 1960년대에 살고 있다. 지금도 조심스러울텐데 하물며 60 여년전의 시대 속에 살던 그들이다. 그들이 느꼈을 부담감과 조심스러움 그럼에도 어찌할 수 없는 애틋함이 어깨를 붙잡고 울 수 밖에 없는 두 남녀의 손짓과 눈빛과 몸짓으로 절절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스크린 밖의 나도 함께 애달팠다.

누군가는 가장 아름답고 슬픈 영화라고 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  걸음걸음마다 사랑을  꾹꾹 눌러담은 영화라고 했다.
나에게는 아직도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영화이다.



https://youtu.be/_Fg95PhPg6s




#화양연화_리마스터링 #왕가위 #장만옥 #양조위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ㅡ노량  (3) 2024.01.05
영화_헤어질 결심  (0) 2022.07.29
영화_노회찬6411  (0) 2021.10.16
영화_더 테이블  (2) 2021.10.13
영화_우리들  (0) 2021.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