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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뮤지컬

[뮤지컬] 펀 홈

by 쇼코&베로 2020. 12. 13.

#펀홈FUNHOME
#뮤지컬


인상적으로  읽었던  그래픽  노블  "펀홈"을  각색한 작품이다. 



작가인  앨리슨  벡덜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Closet Gay인  아버지  브루스  벡델을   레즈비언이  된  딸 앨리슨이  회상하는  내용으로  참으로  역설적인  제목을  가진  작품이다.


지난  2015년  토니상에서  무려  5개 부분이나  상을  받았다고  들었지만  원작의  복잡미묘함을  어땋게  표현해냈을지  사실 기대반  염려 반이었다.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이  움직인  뮤지컬이었다.  정말 잘  만든  수작인데  관객이  많지  않아  마음이 아팠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았으면  좋겠다.


브루스  벡델은  가업인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펜실베니아 주의 작은 마을인 비치크릭의  고등학교  영문학선생님이다.  탐미적인 그는  집안을  박물관처럼  끊임없이  꾸미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의  딸  엘리슨은  대학입학 이후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고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하게  된다.  딸의    커밍아웃  소식을  전해들은  브루스 벡델은  트럭에 의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처음  책으로  읽었을  때는  멀쩡한  일반여성과  결혼했음에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어찌하지 못  하고  남자를  찾아다니는  아버지  브루스의  모습이 이기적으로 비추어졌다.  거기에  딸의  커밍아웃에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택하는  것을  보며  비겁하다고 느껴졌고.  이런  남편 앞에서  꼿꼿하게  여러 가지 일을   꽤  훌륭하게  해내는  어머니  헬렌 벡델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뮤지컬에서는   처음부터  어머니의  괴로움이  그려진다. 또한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가가  된  43살이  엘리슨이  관찰자 또는  해설자의  역할을  하고 있고  9살의  엘리슨과  19살의 엘리슨으로    서로  다른  배우가  출현한다.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   현재의  엘리슨과   과거의   모습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계속  함께  있기에  미리  원작을  읽어두고  가는 편이  이해하기에  수월할 듯  하다.

사실  나는  뮤지컬공연을  즐겨보는  편이다. 
내가  공연을  볼때는  주로 기술적인 면을  보는데  배우들의  발성, 연기, 노래실력이나  앙상블들의  조화, 무대장치들을   중요시하게 보는 편이고  상대적으로 대극장 공연위주를  즐겨보는  편이다.

그래서   펀홈이란  작품으로  어떻게   뮤지컬을  만들었을지  궁금했는데  정말  뛰어난  작품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뻤다.

출연배우들이  낯익은  얼굴들이  많았는데  저  사람들이  이런  수준의  공연을  보여 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음에  상당히  놀라웠다. 노래와  발성, 톤들이  모두  어마어마한  조화를  이루웠다.


특히  엘리슨역의   최유하(43세)ㅡ 유주혜(19세)ㅡ 유시현(9세) 세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지금  상태에서   별다른  나쁜  일을  겪지 않고  잘 자라준다면  15년쯤  후  엄청난  대배우로  성장할 것 같은  9세 엘리슨  역의  유시현양의  연기와  노래는  참으로  놀라웠다. 미래의  대배우를  영접한 느낌이었다.  말구유의  아기예수에게  경배하는  동방박사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싶다.


원작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드라이브 씬이었다. 무대공연이기에  드라이브씬은  사실  큰  감흥을  주지 않고  넘어가지만 앨리슨의 고민은 원작과 다른 방식으로 충분하게 전달되었다.  




원작의  마지막 컷인 수영장 장면은  사실  무대에서  연출하기  힘들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아버지  브루스의  처절한  마지막  노래를  들으며  그의  외로움과  괴로움이  절절히  느껴져서    터진  눈물은  수영장  장면을  대체한  마지막  씬에서는  오열수준의  흐느낌으로 변하고  말았다.


극 중간중간  마치 우리 집을 , 내 성장시절을  연상시키는  듯한  뜨끔한 장면들, 게이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모른 체하는  헬렌 벡델의  모습들에서  간헐적으로  울컥거렸는데  브루스 벡델의  마지막  노래부터  커튼 콜에  이르기까지  쏟아지는  눈물들로  극장을 나설때는  눈이  퉁퉁  붓고  말았다.

최근  10년간  어떤 공연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성적인  감동으로  커튼 콜이  시작되자  주변  눈치안보고 자동적으로  기립하게  되었다.   
원작을 읽을  때  느낀  쓸쓸함은  공연을  보면서는  연민과  안쓰러움에 의한  감동으로  충만해졌다.
그  먹먹함을  진정시키고지 않으면  집에 오는  내내  눈물이  계속  흐를것 같아서  극장  주변의  장충단 공원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좋은  공연을  본  기념을  위해서  아쉬운대로   집앞  편의점에서  와인 한병을  사들고  들어왔다.


이  훌륭한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펀홈_FUNHOME   #뮤지컬   #동국대_이해랑예술극장
#2020.7.16_10.11 #앨리슨벡델_원작


https://m.blog.naver.com/jm1895/2236648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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