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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끄적거리는 것들13

끄적거리기 _왼쪽길에서 오는 남자 ㅡ 왼쪽 길에서 오는 남자 지금 사는 곳의 가장 좋은 점은 1킬로미터 정도 거리에 산책하기 좋은 비교적 큰 규모의 공원이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가 한창인 시절, 공원은 무조건 한방향으로 걸어야 했다. 이해를 하면서도 답답한 시절이었다. 걸어야 할 방향은 우측통행이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에는 온 나라가 좌측통행이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미국을 따라 자동차의 핸들을 왼쪽에 장치한 나라이고 빨갱이와 좌파가 제일 나쁜 놈이던 시절이었는데 말이다. 길의 흐름을 왜 왼쪽으로 흐르게 했는지 신기하다. 심지어 그 시절에는 오른 손을 바른 손이라고 불렀는데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우측통행으로 바꾸자 어린 마음에 뭔가가 제대로 자리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오른쪽으로 뭔가를 해야 편리하.. 2024. 2. 7.
예전의 끄적거림 2ㅡ2021.11 (누군가의 사망소식을 접한 후) 2013년 4월 8일 마거릿 대처가 사망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영국인들은 거리로 뛰어나와 마녀가 죽었다며 기뻐했지요. 과거 행적이 어찌되었든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애도의 감정을 시늉이라도 내야한다고 배워왔던 저는 영국인들의 행동이 놀라웠습니다. 오늘 한 사람의 죽음을 보며 대처의 죽음에 기뻐하던 영국인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작은 나라에 많은 악마들이 있어왔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끝판왕이었던 이의 죽음에 이렇게 가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 사람의 사망 기사 댓글에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삼가하자는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뉴욕타임즈에선 군부독재자로 호칭하고 초반 전대통령이란 호칭을 쓰던 방송과 보도매체들도 ○○○씨로 호칭을 정정하는 모습들을 지켜봤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사유없는 행동이 죄라고 .. 2024. 2. 3.
예전의 끄적거림 ..2021.08 21년8월 와인과 막걸리 와인을 좋아하지만 술이 약한 편이다. 좋은 와인을 소개받고 맛을 음미하고 맛있는 음식과 페어링 하는 일들은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주종을 가리긴 하지만 좋은 사람들이 있는 술자리는 좋아하기도 한다. 한국 와인이라며 막걸리를 권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얘기가 오고 가기 전에 분명 괜찮은 신호와 즐거운 대화가 오고 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괜찮은 신호와 즐거운 대화를 나눈 사람들 중에 꼭... 막걸리를 마시자던 사람과는 항상 끝이 안 좋다. 정확히는... 막걸리 얘기를 끝으로 대화가 사라진다 소심한 나는 어찌 보면 별 일 아닌 일로 굉장히 움츠러든다. 빌어먹을 막걸리... 아무 죄도 없는 막걸리에게 욕을 한다. 나는 그냥 와인만 마셔야겠다. 2024. 2. 3.
단상...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읽던 중.. #단상 #이어령의_마지막수업을_읽던중... 가까운 어르신 두 분이 암으로 투병하시고 돌아가시는 전 과정을 지켜본 적이 있었습니다. 한 분은 제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삼촌이세요... 제게는 언제나 삶의 모델이 되어 준 자랑스러운 분이셨죠.... 그런 삼촌이었는데..치료의 마지막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리셨죠... 그 모습이 마음아파 울기만 하던 저에게 사촌 언니가 남은 사람들에게 정을 떼기 위한 과정이라며 달래주었더랬습니다..... 다른 분은 시아버지였습니다. 사실 마냥 고분고분하거나 살갑지는 않은 성격이라 데면데면한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4년의 기간동안 환자와 보호자로 지내면서 모두들 놀랄만큼의 전우애를 가진 하나의 팀이 되어 있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이틀 전까지 힘들어는 하셨어도 꼿꼿함과 치부.. 2022.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