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톡 프로필 문구를 바꿨다.
______ pleasure rather than happiness

이전 문구는 [노력은 하되 애쓰지는 말기 ]였다.
많이 어릴 때는 노오~~~력만 하면 전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나치게 고민이 많아서 두번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던 20대는 뭔가가 틀어지면 내 노력의 부족이라 생각되어서 스스로에게 벌을 많이 주었던 시기도 있었던 듯 하다.
학점도 자격증들도 사랑도 내가 노력만 하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도 가장 먼저 꺽인게 사랑인것 같다.
만나면 헤어질 때를 경계해야 하지만 항상 새로운 아픔으로 놀래킨다는 사랑의 열병으로 잠을 못 이루던 시기가 있었다. 사랑은 계절같은 것이라는 드라마 대사를 부여잡던 시기도 있었던 듯 하다. 그 시기가 끝난 직후에는 이런 흑역사가 없았다면서 이불을 차기도 했다.
몇발자국 떨어진 지금은...박연준 시인의 산문집 [소란]의 한구절처럼 그 시기의 나를 받아들이게 된다.

취업과 투자라는 자본주의 시대에 피해갈 수 없는 요인들도 공부와 노력으로 극복해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한계가 있음을 분명하게 깨닫는다.
연인도 친구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버렸다.
결국 남은 건 나자신이다.
그래서 요즘 베스트셀러는 너 자신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책들이 차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머리는 알지만 마음이 안 따른다 다거나 지필지꼰이라는 표현이 괜히 나왔겠는가...
인간이 자아가 있다고 착각하는 게 지팔지꼰의 경험들이 지나치게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여러 포기와 좌절의 데이타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좌우명이 [노력은 하되 애쓰지는 말기. Make an effort, but don’t try too much ] 였다.
그러나 노력하다보면....놓기 힘든 것들이 너무 많은 게 사람이다. 놓기 힘든 것을 억지로 놓는 것 자체가 애써야 하는 일이었다.
나를 좀 더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다금질이 아닌 다듬어주고 싶었다.
행복은 버겁다는 생각도 들었다.
Happy보다는 Joy나 Pleasure , enjoyment 가 좀더 편안하게 다가왔다. ( 뉘앙스가 조금씩 다르다는데 난 한국인이니 그냥 즐거움으로 퉁치기로 했다..)
그러니....이제부터는
pleasure rather than happ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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