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전에서 전시중인 유에민쥔전을 관람했다.
중국 현대미술의 4대천황 중의 한 명이며 소더비경매에서 [처형]이란 작품으로 590만 달러에 낙찰되어 중국현대미술 최고가를 경신한 화가라는 정보만 알고 전시장을 찾아갔다.
전시의 포스터나 전시 제목을 보면서 예상한 전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유쾌함이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을 보면 유쾌할 것이란 예상은 이어질듯 했다.
처음엔 당연히 이 웃는 남자의 얼굴이 작가 자신일꺼라 생각했는데 초창기 작품은 작가가 아닌 친구의 얼굴이었다고 한다.
유쾌할줄 알았던 전시가 사실은 묘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는 것은 두번째와 세번째 만난 작품에서 알게 되었다.
사막과 처형이었다.
사막에서는 레닌, 마르크스 그리고 스탈린을 보며 웃는 남자가 보인다..얼굴을 그리지 않는 인민복에는 모택동의 얼굴을 차마 그리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천국을 꿈꾸었던 사라진 이념과 이데올로기, 그로 인해 수많은 폭풍의 시간을 보낸 중국인으로써의 작가의 일생이 보였다. 그래서 유에민줜이란 사람은 냉소적 현실주의자가 된걸까싶었다.
사막의 앞에는 소더비경매가 590 만 달러에 낙찰되었다는 처형이 전시되어있다.
고야의 작품을 패러디한 이 작품은 낙찰되었기에 전시작품 중 유일하게 디지털프린트되어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이란 내용이 적절하다 싶었다.
<AD 3009>란 제목의 작품과 전시회 안내 현수막으로 사용된 작품인 <푸른바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뒤 컨버스를 서로 겹쳐 완성시켰다는 <중첩시리즈>등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좋았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두 작품이었다.
먼저 친구에게 톡으로 이 작품의 제목이 뭘까하는 퀴즈를 보낸 작품이다.
함께 오기로 했으나 불쌍하게도 입원중인 친구의 답변은 "살려주세요"였다.
이 작품은 처음 그림을 본 순간 울컥했고, 제목을 확인 후 한번 더 울컥했는데. ..작품의 제목은 <방관자>였다.
두번째 인상적인 작품은 조각품이다.
연미복을 차려입은 웃는 남자의 뒤통수에 코뿔소나 불독등이 달려있다. 그래서 어떤 조각품은 정면에서 보면 악마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조각품 세트의 제목은 <짐승같은 인간>이다.
노장사상의 영향을 받았으며, 작업실이 샹그릴라를 품은 중국 대리에 있다는 이 시니컬한 리얼리즘 작가는 사람에게 실망한 기억이 많은 걸까 싶었다. 그래서 웃음은 위대하고 죽음은 영광이라고 얘기하고 "일소개춘 ㅡ 한번 크게 웃으면 인생이 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싶어졌다.
3월 하순이라 꽃이 피어나는 참 좋은 날씨였고, 날씨만큼이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전시였다. 5월까지 하는 전시인데...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싶은 전시이다.
#유에민쥔 #한가람미술관 #예술의전당 #시니컬_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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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최측에서 제공받은 티켓으로 관람한 후, 주관적으로 적은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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