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읽어주는 남자 -미남 조원재씨의 방구석 미술관 2편이 나왔다.
나름 미술관련책 많이 읽어서 웬만한 미술입문서에는 코웃음쳐왔던 과거의 나를 반성모드로 만들던 전작의 기억으로 고민없이 선택하게 된 책이었다.
20세기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 10명을 소개하는 책이다. 단순히 그림사조와 그림을 평하는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한반도의 역사적 사실들 그리고 시대흐름을 유려한 글솜씨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사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의 작품과 그들의 명성은 전혀 낯설지 않다. 환기미술관과 장욱진미술관도 가봤었고 표지의 배경으로도 쓰인 시립미술관의 천경자 상설관은 코로나 이전까지는 1년에 적어도 2번은 갔던 장소이다. 인사아트갤러리나 국립현대미술관의 과천관,서울관, 덕수궁관이나 부산시립 미술관, 수원 아이파크 시립미술관 등에서도 이들 작가들의 작품들은 여러번 접할 수 있었기에 책에 실린 작가들의 리스트엔 공감하게 되었다.
서양편은 깊은 이해와 몰랐던 지식들을 알수있게 되는 여정이었다면 한국편은 분노와 답답한 마음들이 파도치는 여정이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생긴 좌절들. 외국인들의 무관심에 의한 황망한 죽음(김환기),
지나치게 앞서갔기에 겪은 고초(나혜석)와 정치적인 계산에 의한 압박들(이응노, 백남준, 이우환)등..
외국의 화가들이 오직 그림에만 열중할 수 있던 것과 다르게 가족에 대한 그리움, 편견과의 싸움, 생계유지에 대한 압박이 안타까웠고 그런 환경에서 피어난 작품들이기에 더욱 대단하다 느껴졌다.
대부분의 화가들이 일제강점기 시기에 태어났기에 한국적인 것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역사책에서 흘려읽었던 고구려의 고분벽화(이중섭) 신라인의 석물 (박수근) 그리고 조선의 백자(김환기)가 화가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는 장면들이 인상적이었고 어느 장면에선 가슴이 띄기도 했다.
가장 인상적인 화가는 천경자.편이었다.
워낙에 좋아하던 화가이고 이미 알고있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예술가의 삶을 위해 스스로를 시련으로 몰아넣고 접신한 무당이 굿을 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려대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책을 읽고 미술관들을 검색해보았다.
마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이들 작가의 전시들을 볼수 있다는 점을 알고는 코로나 시국이지만 미술관 나들이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중섭의 소는 우리 민족과 화가 자신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중섭은 소 말고 닭도 그렸는데 닭은 부부를 의미한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소만 봤던 기억뿐이라 닭은 책으로만 만족해야되나보다 싶었는데 이번 전시에 닭 그림이 2편이나 전시되어 있어서 기뻤다.
동베를린 사건에 연관되어 결국 한국을 떠나야했던 이응노.
분노와 경외의 감정으로 그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응노는 이국땅에서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을 듣고 이 작품 <군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책을 읽은 후 다시 보게 된 군상은 보자마자 울컥함이 올라왔다.
국립현대미술관_서울관에서는 나혜석과 이우환의 작품은 볼수없다.
나혜석은 현재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이고
이우환은 부산시립미술관에 상설관이 있다.
수원시립미술관의 <내나니 여자라>전에 전시된 나혜석의 자화상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관에서 책에 실린 작가들과 함께 전시된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이 작품이었다.
보는 순간 알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제목을 보고 나서 그 슬픔은 더욱 깊어졌는데 오종욱작가의 미망인이었다.
그리고 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다른 전시관에서 만난 또다른 화가가 있었다. 이승택작가인데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방구석 미술관의 두번째 한국판이 나온다면 이 분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책으로 미술관 나들이로 참으로 행복했음을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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