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창작뮤지컬의 초연은 피하고 있다. 어수선함과 정돈된지 않음에 돈과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아서이다.
뮤지컬 베토벤 시크릿 (이하 베토벤)은 최대 뮤지컬회사라는 EMK에서 작년 연말에 처음 내놓은 작품이다.
애정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현했지만 창작뮤지컬의 첫 시즌이라 궁금증을 누르며 애써 외면했다.
초연이 끝나고 몇개월도 지나지 않아 시즌2 소식이 들려왔다. 여전히 출연진은 화려했지만 초연에서 들려오는 후기들의 호불호가 심해서 시즌3쯤 봐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매번 챙겨보는 뮤지컬 모짜르트의 캐스팅에 실망할 무렵 , EMK가 베토벤에 돈쓰느라 모짜르트 캐스팅에 힘을 쏟지 못한다는 얘기들을 들었다.
얼마나 돈을 썼길래 하는 궁금증으로 폐막 직전의 베토벤을 찾아봤다.

사실 최애배우인 박은태 배우의 회차를 예매했다고 생각했다.
작년 가을 박은태 ㅡ 옥주현 페어의 엘리자벳을 보고 매우 만족했기에 기대감이 뿜뿜 차올라서 세종문화회관에 들어갔는데...

은토벤이 아닌 박효신 대장의 쿄토벤이었다.
순간 당황했고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아주 잠깐 생각했다.

하지만 효신대장인걸...
몇년전 웃는 남자에서 목소리만으로 공기가 공명되던 모습을 직접 봤던 기억으로 새로운 기대감이 생겼다.

베토벤의 장례식으로 시작해서 장례식 장면으로 끝나는 공연이다.
외형은 모짜르트이고 알맹이는 베르테르라고 느꼈다.
광활한 세종문화회관의 무대를 제대로 활용하는 무대장치와 앙상블들을 보면서 진짜 돈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미지와 다르게 금사빠인 베토벤인데 공연에선 사랑에 냉소적인 사람으로 나온다. 그런 그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인생의 한 순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시기에 베토벤은 청각을 잃어버린다.
체제순응적이지 않은 베토벤을 표정과 태도로 표현하는 박효신배우는 십여년 전과는 확실히 달랐고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웃는 남자때보다도 훨씬 안정적이란 느낌이었다.
베토벤과 사랑에 빠지는 안토니역의 옥주현배우는 이젠 진짜 설명이 필요없는 믿보배인듯 하다.
사실 짧은 공연시간동안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이별로 괴로워하는 그 모든 감정을 표현하기엔 뭔가가 부족했다.
서사의 연결성이 끊어지는 느낌이었고 베르테르처럼 외사랑이 아니었기에 오직 한가지 종류의 사랑만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거부감을 들게 하는것 같다. 하지만 유부녀의 사랑이라더라도 구성이 좋았다면 거부감이 적었을 것이다.
사실 구성과 넘버들이 조금씩 아쉽다 느껴졌지만 공연 자체는 좋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전적으로 박효신과 옥주현 두 배우의 압도적인 가창력 덕분이다.
오케스트라 관악기 보다 높이 오래 끌고 가는 효신대장의 가창력과 감정 절절하게 완벽하게 노력하는 옥주현배우의 목소리는 그 어떤 장애들에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커튼콜까지 완벽하게 연습한 모습과 그 유명한 지휘씬은 울컥하게 만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도착할 무렵에야 한번 더 보고 싶단 생각이 들긴 했지만 시즌4쯤에 다시 보러 갈듯 하다.
https://youtu.be/1AK5cMC9qsQ
#베트벤시크릿시즌2 #뮤지컬_베토벤 #세종문화회관 #박효신 #옥주현 #쿄토벤 #뭉클한커튼콜
ps ; 애정하는 은언니, 은토벤 은태배우님..
다음 작품에선 꼭 만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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